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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외교포럼 [서희칼럼 - 새 정부의 재외동포정책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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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click758 작성일12-09-13 21:42 조회30,56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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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의 재외동포정책을 위한 제언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세계화와 정보화의 확대로 재외동포의 생활세계와 정체성이 국민국가의 경계를 넘어 초국가적으로 변모하고, 재외동포사회에서는 차세대 중심으로 세대교체가 마무리되어 가는 등 재외동포를 둘러싼 대외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취업, 결혼, 유학 등의 목적으로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국적동포들이 증가하면서 재외동포는 더 이상 ‘재외’ 동포가 아니라 모국의 중요한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더욱이 57만 명에 달하는 조선족동포는 이주노동자 또는 결혼이주자로 입국하여 한국사회의 다문화화에 일조했지만 정작 본인들은 다문화주의를 거부하고 있다.

    이러한 재외동포를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변화는 재외동포와 모국 간의 관계에 대한 기존 인식의 변화를 요구하며 이에 따라 재외동포정책도 새롭게 재정립될 필요가 있다. 특히 올해 4월 제19대 국회의원선거, 12월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재외국민선거가 실시되어 재외동포가 국내 정치의 중요한 행위자로 부상하고 있다. 내년에 출범하는 새 정부의 미래지향적인 재외동포정책이 요구된다.

정책목표와 대상을 재설정해야

    김영삼 정부 이후 재외동포정책의 목표는 거주국 내에서의 안정적 정착, 재외동포의 정체성 확립과 모국과의 유대 강화, 모국과 동포사회 간의 호혜적 발전을 중심으로 설정되었다. 그러나 거주국 내 안정적 정착이라는 목표는 이주 초기 재외동포가 차별받는 소수집단이었을 경우 필요하였지만 안정된 기반을 갖추었을 경우에는 거주국과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라는 보다 상위의 목표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

    재외동포가 거주국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경제적으로, 사회문화적으로 기여할 경우 이들의 존립기반을 튼튼히 할 수 있고, 모국과 거주국 간의 우호적인 관계도 증진할 수 있다. 따라서 재외동포가 거주국의 책임 있고 생산적인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고 역할을 감당하여 모국, 재외동포, 거주국 간의 호혜적 발전을 추구하는 것을 기본목표로 설정 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존의 재외동포정책은 한민족의 혈통을 공유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다. 결혼 또는 입양으로 재외동포와 가족관계를 맺은 외국인은 재외동포정책에서 배제되어 왔다. 이들은 재외동포의 복지와 안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반드시 재외동포정책의 범위 안에 들어와야 한다.

    실제로 해외입양인 부모 중에는 한국계 입양 자녀들에게 한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심어주기 위해 외국에서 ‘한국캠프’를 열거나 한국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있다. 새 정부에서는 재외동포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 외국인들을 ‘명예 재외동포’로 인정하고 이들을 적극 포용하는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재외동포 정책위원회의 내실화가 필요하다

    현재 재외동포정책 추진체계는 재외동포정책위원회를 정점으로 외교통상부 및 동포사업 관계부처, 재외동포재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재외동포정책위원회는 중복되거나 상충되는 재외동포사업을 조정하고 통합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대안은 무엇인가?

    첫째, 재외동포정책 관련 기본계획을 5년 주기로 수립하고, 단계별, 연도별 집행계획을 수립·집행·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재외동포사회의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맞춤형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기 위해서 주요 재외동포사회를 대상으로 5년 주기의 실태조사를 실시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재외동포에 대한 내국인의 균형 있고 긍정적인 인식을 조성하기 위해 교육·홍보 사업이 강화되어야 한다.

    넷째, 재외동포사회의 주역으로 부상하는 차세대동포를 모국과 연계하고 상호 협력적인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다섯째, 재외동포 업무의 특성상 외교통상부가 재외동포정책의 주무부서가 되는 것은 당연하나 정부 부처 간 분산된 재외동포업무를 조정·통합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기구를 신설하거나 기존의 재외동포정책위원회를 내실화하는 것이 내실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끝으로 새로운 술은 새로운 부대에 담는 것이 이치이다. 따라서 정부가 마땅히 수행해야 할 역할을 명문화하고 그에 필요한 예산과 인력을 확보하는 강제력 있는 법률을 제정하는 것이 올바른 수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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